직장인들에게 연금저축이 좋을까? 안 좋을까?

   매 년 연말이 가까워져 오면 은행에서는 연금저축에 대한 판매 캠페인이 벌어집니다.  대부분의 은행 고객들은 소득공제도 되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가입을 하죠. 특히 은행에서 보여주는 소득공제 예시표를 보면 현재 받고 있는 연봉대비 소득공제 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에 놀랍니다. 보통 연봉 6000만원에 26.4%의 소득공제 효과가 있다고 말하며 가입을 권유합니다. 게다가 2011년부터는 400만원까지 소득공제한도를 늘려서 최대 154만원까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가입을 하고 나서 우연히 주변의 보험설계사가 찾아 오면 내가 이런 상품에 가입을 했는데 한번 검토해 달라고 물어보죠. 그럼 보험설계사는 연금저축 상품은 지금 소득공제 받는 대신에 나중에 연금소득세를 내야 되고, 다른 연금(국민연금 등의 공적연금과 퇴직연금)들과 합산해서 연금소득세를 낸다고 이야기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연금수령액과 합산한 금액이 600만원을 넘게 되면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를 내야 된다고 하는 말에 고객은 가입을 후회하게 되죠.  또한 내가 받는 연봉 6000만원에 대해서 소득공제 효과를 보는 게 아니라고 하죠. 근로소득공제와 종합소득공제를 제한 과세표준금액을 기준으로 소득세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소득공제효과도 은행에서 들은 것처럼 크지 않다는 말에 열을 받게 되죠.

   그래서 은행에 가서 해약한다고 말하면, 중간에 해지하면 해약환급금도 작고 받는 금액에서 22%의 기타소득세를 물어야 한다고 겁을 주죠. 게다가 5년이 안되었기 때문에 2.2%의 해지가산세도 내야 한다고 하는 말에 그냥 집으로 오게 됩니다. 그럼 자세히 알아보지 못한 걸 후회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연금저축 가입 후의 상황입니다. 소득공제도 받고 노후에 연금으로도 받는 상품인데 과연 연금저축이 보험 설계사의 말대로 안 좋은 상품일까요?

   그럼 지금부터 재무설계사의 관점에서 연금저축이 좋은지 안 좋은지를 검토해 보겠습니다. 우선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연금저축은 판매마진이 높지 않은 상품에 속합니다.  연금저축은 ''조세특례제한법''의 저축지원을 위한 조세특례의 적용을 받는 보험으로 정부에서도 신경을 쓰는 상품입니다.  따라서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나쁜 상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유리하죠.  또한 지금은 모든 보험상품이 무배당 상품입니다. 고객들에게 상품판매이익에 대한 배당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의무적으로 하나 이상의 유배당 상품을 판매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들은 가장 마진이 적은 연금저축상품을 유배당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배당할게 거의 없기 때문이죠. 물론 회사에 따라 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도 있어 배당률은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보험설계사의 말이 틀린 말이냐? 하면 100% 맞는 말입니다.  그럼 좋다는 거야? 안 좋다는 거야? 라며 결론을 말해달라고 하면, 결론은 그때그때 다르다는 겁니다.

   재무상담을 통해서 상품을 가입할 때 제가 고객들에게 하는 말은 그 상품의 가입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물어봅니다.  그 다음은 어떤 상품들이 고객의 목적에 맞는지 선별합니다. 그 후에 동일 상품 중 어느 회사의 상품이 제일 경쟁력이 있는지를 봅니다.

   연금저축은 소득공제와 노후준비에 좋은 상품입니다.  소득공제를 대신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연금으로 수령할 때 내는 세금보다 소득공제 효과가 클 때에만 연금저축이 좋다는 것이죠.  그걸 계산하려고 하면 좀 복잡해집니다. 물론 저는 고객에게 계산해드리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근로소득자들의 평균치를 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근로소득은 연봉에서 근로소득공제를 뺀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봉이 6,000만원인 사람은 근로소득공제금액 1,350만원을 뺀 4,650만원이 근로소득금액입니다.

   위의 표를 보면 근로소득 2천만원미만인 사람들은 1인당 결정세액이 12만원 미만으로 소득공제효과가 거의 없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이 4천만원이 넘게 되면 1인당 결정세액이 265만원으로 이런 분들은 소득공제가 꼭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결론적으로 연금저축은 근로소득이 4천만원이 넘는 분들에게 필요한 상품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연금저축은 연봉이 높고 소득이 있은 때에만 납입하면 좋습니다. 소득도 낮아 효과도 별로 없는데 납입하면 안 좋습니다. 현재 가입한 분으로 별 필요성이 없는 분은 해약하지 마시고 납입을 중지했다가 나중에 소득이 높아졌을 때 다시 활용하세요.